Ten to One 10개의 키워드로 만나는 아티스트

소코도모는 대나무 헬리콥터를 불태웠다

끝이라기보다 시작이다.

SOKODOMO

소코도모는 ’한국의 어린이’라는 뜻의 직접 만든 조어다. “어린 시절은 무제한 영감이에요. 가장 아름답고 예뻤던 시절을 시간이 지날 때마다 다르게 왜곡하죠. 어린 시절의 기억에서 나오는 노래가 많아요. 사건이라기보다 색깔, 분위기예요.” 소코도모는 양승호의 첫 번째 작품이다. “오 음이 많죠. 웅얼대는 발음이었으면 했어요. 이름만 보고도 어린이를 느꼈으면 했어요.”​

WWW.III

<고등래퍼 3>에는 양승호가 분명히 있었지만, 소코도모가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당장 그의 사운드클라우드만 들어가도 안다. 자신을 랩퍼로 한정하지 않는다. 힙합을 한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무엇보다 그가 추구하는 것은 게임이 아니다. 제약 속에서 능숙해지기보다 혼란 속에서 창의적이길 바란다. <고등래퍼 3>는 진작에 끝났고, 소코도모는 올해 성인이 됐다. 그의 첫 앨범 <WWW.III> 이 발매됐다.​

대나무 헬리콥터

22세기의 도라에몽이 가져온 대나무 헬리콥터가 양승호의 머리 위에 있었다. 고글과 더불어 <고등래퍼 3>에서의 ‘외계인’ 캐릭터를 형성하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언젠가부터 그의 무대에는 대나무 헬리콥터가 보이지 않는다. 어디갔을까? “불태웠어요.” 끝난걸까? “말도 안 되는 조합과 색깔은 앞으로도 가져갈 거예요.” 손끝이 아닌 손끝이 가리키는 곳이다.​

외계인

“방송에서는… 아시잖아요. 외국인이나 바나나라면 모를까. 바나나는 겉과 속이 다르니까요. 4차원까지는 인정하겠어요. 하지만 인간과 그렇게까지 거리를 두고 싶지는 않아요.“ 

고등래퍼

양승호는 한국종합예술학교 영상원에 진학하고 싶었다. 영상원 입시를 준비 중이었다. “재밌는 건 음악이고, 집중이 잘 되는 건 영상이었어요.” 고2 때 시스템을 만들었다. 3개월은 음악 작업만 하고, 또 3개월은 영상 작업만 했다.이 시스템에 균열이 생긴 건 고등학교 3학년 1학기 때다. 음차일드 크루를 만났고 함께 공연다니는 게 몹시 즐거웠다. <고등래퍼 3>의 모집 공고를 봤다. 방송에 나가면 음악가의 기나긴 ’레이스’를 조금 줄일 수 있을 것 같았다. “얻은 건 사회생활의 복잡함과 압박감을 이해하게 된 거고, 잃은 건 순수함이죠.” 그는 아직 ’책임’, ‘협력’ 같은 단어를 말하는 스무살이 얼마나 신선한지 모른다.

VIDEO

“사람들에게는 눈으로 보는 게 먼저 같아요. 그래서 눈으로 보는 것에 대한 기준은 높은데, 귀로 듣는 것의 기준은 이상해요.” 첫 번째 앨범 이전에 선보인 뮤직비디오 대부분은 소코도모가 직접 만든 것이다. 그는 지금도 영상과 음악을 모두 붙들고 있다. 일종의 당긴 활 시위다. “사람들이 같은 레벨로 눈과 귀에서 정보를 받아들이는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아직 아티스트들이 시도하지 않은 틈이 있다고 봐요. 영상과 음악을 모두 이해해야만 할 수 있어요.”​

SESAME

고등학교 시절부터 첫 앨범을 발매한 지금까지 함께하고 있는 프로듀서. 소코도모는 앞차를 따라 뒤차가 속력을 내듯이 그의 랩이 만들어졌다고 말한다. “세사미도 한국에 살지 않았어요. 힙합이라기보다 퓨처 베이스를 했고요. 저는 이 아티스트 저 아티스트 따라하는 중이었는데, 세사미는 확실한 자기 색깔이 있었어요. 세사미의 음악에 맞는 랩을 하려고 노력했어요. 일반적으로 쓰고 뱉는 힙합의 방식은 어울리지도 않고 재미도 없었거든요. 사실 대나무 헬리콥터나 고글도 세사미의 색깔에 맞추고 싶었던 거예요.” 소코도모를 뒤차라고 쓰면서 뭔가 마뜩찮았던 이유가 있었다. 그들은 한 대의 차를 타고 있었다.​

언어

소코도모는 각각 미국과 브라질에서 유년기의 대부분을 보냈다. 포르투갈어, 스페인어, 영어, 한국어, 일본어를 구사한다. 한국어와 영어로 말하는 게 편하고, 가사도 그 두 언어로 생각하지만, 어린시절의 향수는 모두 외국에서의 경험에서 나온다. “살 밑에 배어있달까.” 정서적으로는 외국인인 것이고, 정확히 말하면 언어는 “영어를 한국어처럼 말한다거나, 한국어를 영어처럼 말하는 식으로 뒤죽박죽”이어서 국적을 가늠하기 어렵다. 차라리 그는 “영어는 동그라미, 한국어는 네모”라고 말한다. “언어를 모양이나 소리, 색깔로 이해해요.” 기본적으로 가사에도 그렇게 접근하지만, “내 얘기를 진심으로 하고 싶은 곡”이라면 메시지에 집중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그는 무리하지 않는다. “소리 자체가 어느 정도의 메시지더라고요.”​

THE ONE

<WWW.III> 으로 앨범 제목을 결정하기 전, 소코도모 첫 앨범 제목의 유력한 후보는 ‘Forecast’였다. “제가 선보일 노래들을 하나의 단어로 표현할 수 있는지 고심하다가 떠올랐어요. 가끔 미래를 예측할 때가 있는데, 앨범에는 옛날에 쓴 곡도 있고, 얼마 전에 만든 곡도 있어요. ‘Forecast’는 지금 이상하다고 느끼더라도 앞으로 좋은 곡이 될 수 있다는 의미예요.” 소코도모는 첫 앨범에 대해 사람들에게 듣고 싶은 말이 “유일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최고의 칭찬일 거예요.”​

CHRISTMAS

소코도모의 ‘4차원 어린이’ 이미지를 더 강화시키는 사실이겠다. “옛날부터 하고 싶었던 게 겨울 앨범, 크리스마스 앨범이에요.” 어느 랩퍼는 “산타는 없어”라고 노래했다. “크리스마스에 대한 향수가 장난 아니에요. 겨울에 유일하게 빛이 되는 게 크리스마스라고 생각해요. 따뜻한 패딩처럼.” 이어질 다음 작품으로 곧바로 크리스마스 싱글 혹은 앨범을 예정하고 있다. 소코도모의 음악 속에서 내 발보다 큰 양말을 나무에 걸어두던 어린 시절의 크리스마스가 되살아나기를 기대한다.​

 

* 경고: 지나친 음주는 뇌졸중, 기억력 손상이나 치매를 유발합니다. 임신 음주는 기형아 출생 위험을 높입니다.

CREDIT 글/ BUDXBEATS 편집팀 사진/ BUDXBEATS 편집팀 - Nov 2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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