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en to One 10개의 키워드로 만나는 아티스트

살라만다는 찾는다

재미도 소리도.

살라만다

살라만다는 살라와 만다가 지난 3월 결성한 듀오다. 살라는 우만 서마, 만다는 예츠비란 이름으로 각자의 음악을 만들기도 한다. 단, 도롱뇽(살라만더)은 위험해지면 꼬리를 자르고 도망가지만, 둘은 떨어질 생각이 없어 보인다. “20세기 미니멀리즘의 영향을 받아 뭉친 그룹이고요. 앰비언트 음악을 하고 있고. 둘이 파트를 가져오면 딱히 맞춰보지 않아도 신기하게 잘 맞아요. 코드를 정하거나 한 것도 아닌데. 취향도 점점 비슷해지는 느낌.” 음악 평론가 알렉스 로스는 저서 <나머지는 소음이다>에서 이렇게 말한다. “미니멀리즘이란 단일한 음에 관한 것이기보다는 연결의 사슬에 관한 것이다.”  

곱원결의

“약간 감당 안 되는 친동생 생긴 기분(살라).” “성격이 꽤 대조적이라 재밌어요. 저는 까불고, 언니는 침착하고(만다).” 친구의 소개를 통해 만났다. 음악적 호감이 먼저였다. “쩌는 언니가 있대서 믹스를 들아봤어요. 바로 나랑 잘 맞겠다, 언니도 그렇게 생각할 거야, 짐작했죠.” 둘은 만나면 곱창을 먹었다. 적어도 네 번. “스티브 라이히 얘기를 하다가 ‘일단 같이 해보자!’ 그랬죠. 비가 많이 와서 곱창을 그렇게 먹었나?” 2019년 여름엔 비가 자주, 적게 왔다. 1973년 이후 역대 15번째로 더운 여름이었다. 시시했지만, 지글지글 구우며 미래를 도모하기엔 더할 나위 없는 날씨였다.  

앰비언트

앰비언트는 전자 음악으로 구분하지만, 통상 댄스 음악으로 불리진 않는다. “흔히 사람들이 앰비언트에 대해 가진 관념에 맞추고 싶지 않아요. 마음속으로 춤출 수도 있죠. 유영하듯이.” 살라만다는 재미있는 앰비언트를 지향한다. “무엇보다 듣는 사람이 재미를 찾게끔 만들고자 해요. ‘월리를 찾아라’ 같이.” 월리가 군중 속의 발견인 것처럼, 그들은 도시의 숨은 소리를 곳곳에 배치한다. “새 소리, 바람 소리, 물 소리. 도시에서 자연스럽게 듣고 있지만, 자연이 떠오르는 소리 있잖아요.” 가구음악, 환경음악 말고 살라만다의 능동적 앰비언트다.  

무국적

“피하려고 해요. 오리엔탈리즘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으로 접근하고 싶지 않아요.” 유독 앰비언트와 밀접한 관계를 맺곤 하는 ‘동양적’이란 관점에 대해 그들은 선을 긋는다. 명상보다 발견을 권하는 음악가의 의지와도 일맥상통한다. 다만 묻어난다는 점은 부정하지 않는다. “호랑이라서?(웃음) 내재된 데서 나오는 건 어쩔 수 없겠죠. 규정된 걸 싫어하는 것의 일환이에요. 어떤 틀을 통해 음악을 보는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 듣고 직관적으로 받아들여 줬으면 해요. 모두가 다 다르게.”  

미니멀리즘

브라이언 이노보다 스티브 라이히를 말한다는 점에서, 살라만다는 명확히 미니멀리즘의 작법과 태도를 취한다. 즉, 살라만다가 말하는 ‘20세기 미니멀리즘’은 단출한 흑백사진을 향한 동경 같은 막연한 세기적 향수가 아니다. 분명한 지점이 있다. “반엘리트주의, 테크닉을 지양하고 간단하고 기본에 충실하고. 그런 게 멋지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패턴과 반복이라는 방식을 차용한 거예요.” 반복하되 예측을 벗어나며 변한다는 점에서, 미니멀리즘은 방식일 뿐 정답을 내놓지 않는다. “우연의 아름다움? 그게 8분, 10분 이렇게 가는 거예요. 조마조마하지만 진짜 매력적이에요.” 그렇게 살라와 만다의 패턴이 합심하고 충돌하며 그들의 음악이 된다.  

Our Lair

<Our Lair>는 지난 10월 레이블 토널 유니티를 통해 발매된 살라만다의 첫 정식 EP다. “저희가 도롱뇽이잖아요. 은신처(Lair)에서 각자 하다가 밖으로 나온 거죠.” ‘Our Lair’는 올해 초 처음 살라만다의 이름으로 공개한 동명의 곡이기도 하다. 본격적으로 시작하며 다시 한번 출발선을 돌아봤다. “맛보기 플래터 같은 음반이에요. 미니멀리즘스러운 것도 있고, 어쨌든 동양적 분위기 나는 곡도 있고, 스토리가 확실한 곡도 있고, 우리가 좋아하는 말렛 소리가 돋보이는 곡도 있고.” 집에 놀러 오라는, 초대장과 함께 그들의 방식대로 파티를 열었다. “이전 공개 곡과 달리 비트를 조금씩 다 넣었어요. 다운템포라고 해야 하나. 플로어에서 틀 수도 있어요.” 살라만다의 집은 넓고 신난다.  

노이즈

<Our Lair> 선공개 곡 ‘Ocean Puts A Fake Spell On Me’의 소개 글엔 이렇게 쓰여 있다. “소음으로 규정될 수 있는 사운드를 모아 음악으로 풀어내는 것을 좋아한다.” 소음은 호오와 민감도에 따라 주관적이다. 살라만다는 특정 소음을 목표로 삼는 대신 ‘소음으로 규정될 수 있는’이라 유보적으로 말한다. “예컨대 누구나 길을 걷다가 차 소리가 아름답다고 느낄 때가 한 번쯤은 있다고 생각해요. 그때 저희는 녹음하는 거죠. 음향의 덩어리 자체를.” 순수한 결정보다 음향의 ‘매스’를 그대로 담는다. “걔네가 악기인 거예요. 그러니까 없으면 안 되는 거죠.” 효과나 양념이 아닌 악기로서, 살라만다가 다룰 수 있는 음계와 리듬은 무한하다.  

유머

살라와 만다의 SNS는 익살스럽다. 주고받은 대화, 같이 찍은 사진, 파티에서 다른 사람이 찍어준 사진, ‘짤’과 ‘드립’, 재치 있는 공연 소개 글. “저희 보면서 화목했으면 좋겠어요. 쿨한 이미지를 갖고 싶은 맘 전혀 없고, 우리가 하는 일을 즐기고 있다는 게 잘 드러났으면 해요. 사실 쿨한 게 어떤 건지도 잘 모르겠어요.” 자주 만나 패턴을 조합하는 방식으로 작업을 이어간다는 점에서, 그 또한 놀이의 일부로 삼기도 한다. “레고 같기도 해요. 집어넣고 맞추고. 농담한다기보다 진짜 노는 거죠.”   

게임

둘은 다른 성격만큼 다른 게임을 즐긴다. 살라는 스토리 게임, 만다는 MMORPG. 스토리 게임이 개인적이라면, MMORPG는 같이 즐긴다. “만다는 하나에 꽂히면 그걸 계속 해요. 그래서 노래도 한 자리에서 금방 끝내는 것 같아요. 상대 성을 함락시킬 때까지 앉아있는 것처럼(살라).” “저는 스토리게임은 안 하는데, 언니가 하는 게임 방송은 같이 봐요(만다). 카톡으로 이거 진짜 웃기다고 얘기하고.” 참여를 강요할 수는 없지만, 서로의 취향과 시간에 관심을 두는 관계를 우리는 친구라 부른다.   

댄스홀

살라만다는 디제이로도 무대에 선다. “요즘 댄스홀이랑 사랑에 빠졌어요. 곡 찾을 때는 지루하다고 생각했는데, B2B 하려고 딱 만났더니 이건 너무 새롭다! 원래 베이스나 정글, 브레이크비트 같이 강인한 거 많이 틀었는데, 여유에 대한 발견이랄까.” 여유는 곧 내 몸의 속도와 상관없이 길게 뻗은 저음을 받아들이는 경험이기도 하다. “진짜 심장 아팠어요. 동동동동 동동동동 동동동동.” 그 원초적인 이름으로부터, 댄스홀은 사운드시스템와 한 쌍인 댄스 홀을 위해 탄생했다. 그리고 살라만다는 클럽에 가장 오래 머무는 사람들이다. 재미있으니까.  

CREDIT 글/ BUDXBEATS 편집팀, 사진/ BUDXBEATS 편집팀 - Nov 18 2019

BUDXBEATS 뉴스레터를 구독하시겠습니까?

매주 새로운 아티스르를 소개하는
새로운 음악 플랫폼.

버드엑스비츠 뉴스레터 구독을 환영합니다.